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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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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7 08:56:10, H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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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시대를 맞아 근본적 원인규명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자녀관, 결혼관 등 가치관의 변화가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강한 반론이 제기됐다. 여성주간을 맞아 여성가족부가 5일 주최한 '저출산 해결을 위한 사회문화적 접근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문제는 ‘가치관 변화’가 아니라 가치관을 변화시킨 원인을 규명해내는 일”이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 날 세미나에서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정책연구팀장은 “결혼관과 자녀관, 성평등관 등 가치관이 결혼과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2005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 결과를 분석·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미혼남녀들의 결혼관과 자녀관이 약화돼 결혼계획 및 결혼계획시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비율이 미혼남성 29.4%, 미혼여성 12.9%에 머무는 등으로 낮고, 자녀를 꼭 낳아야 한다는 비율도 기혼여성의 23.4%밖에 되지 않아 출산율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이 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령기 교과내용 개편을 통해 자녀의 정서적 가치를 강조하고 자녀관을 강화해 출산율 회복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통적 성(性)분업적 역할규범에 반대할수록 결혼확률이 높으며, 남성생계모형에 반대할수록 결혼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다소 이중적인 결과도 나왔다. 이 팀장은 이에 대해 우리의 결혼과정에 근대적 요소와 전통적 요소, 가부장적 관점과 평등주의적 관점이 공존함으로써 의식과 실제 현실간 괴리에 따른 미혼여성들의 선택적 입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하며, 남녀간 의식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기선미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가치관의 변화는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일”이라며 “저출산 해결은 이러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때 가능하다”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 팀장이 내놓은 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자녀관 약화와 관련해 ‘부모가 되는 것은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97.8%)’, ‘자녀가 부부관계를 굳건히 해줌(96.8%)’ 등 자녀의 정서적 가치를 높이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제시하며, “정서적 가치는 이미 충분히 높으며, 지금은 정서적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에 대한 원인분석을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평등의식이 높을수록 결혼확률이 높고, 남성 생계모형에 대한 반대가 심할수록 결혼확률이 낮다는 것은, 결혼제도가 평등해진다면 더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성평등 의식이 확산되는 한국적 상황에서 여성의 결혼율을 높이려면 성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적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여성임금 노동자의 51%에 달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고용불안정과 낮은 소득 탓에 자녀 출산을 선택하기 힘들고, 정규직 여성 역시 산전후 휴가 후 원직 복직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기업문화로 인해 출산시기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며 여성의 일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가치관이란 그 사회의 보편적 행위양식과 사회구조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것”이라며 가치관을 측정해 저출산 원인을 설명한 이 팀장의 분석에 대해 “그것보다는 어떤 요인들이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가를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자신이 조사한 ‘가족정책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OECD 19개국의 15개년도 자료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돼 온 ‘여성의 시간제 근로 기회 확대’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그는 “조사 결과, 여성의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낮게 나타났다”며 “여성의 시간제근로 비중이 높다는 것은 무급의 돌봄 노동을 여전히 여성의 부담으로 남겨두겠다는 의미이자, 노동시간이나 가정에서 성평등을 확실히 추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돌봄 노동에 대한 직접적 보상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장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보육서비스를 위한 재정지출이 높을수록, 가족수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을수록 출산율이 증가했다”고 밝히며 “여성의 돌봄 노동에 대한 직접적 보상은 여성의 고용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출산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출산율 1.6%이상으로 회복된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은 여성고용율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들인 반면 집에서 여성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수당을 주는 방식의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우 각각 출산율이 1.37%, 1.33%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날 두 토론자는 모두 “저출산 문제는 출산과 양육의 의무를 여성에게만 부여하고 사회적 돌봄을 소홀히 한 결과, 출산·양육을 원하는 경우에도 제약당할 수 밖에 없게 된 구조적인 문제"라며 "출산율 회복을 위해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여성 고용정책과 육아지원정책, 남성의 가정내 돌봄노동 참여 지원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타임즈 김민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