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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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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8 09:37:56, H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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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립회관 사태 해결 첫 대좌…이견 못좁힌채 별무성과 “투쟁지지 왜 못하나”-“중증장애인과 투쟁지도부 따로” 끝내 시각차는 좁혀지지 못했다. 간극은 크고도 넓었다. 레일은 평행선만을 달린채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처음으로 마련된 ‘정립회관사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은 이렇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서로의 입장차이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오히려 감정의 골을 깊게 한 측면도 있었다. 12월 26일 정립회관민주화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정립회관이소중한회원들의모임(정소모), 에이블뉴스가 함께 연 ‘정립회관 사태로 바라본 사회복지시설문제’ 토론회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긴장도에 비해 사태해결을 위한 진지성은 떨어졌다. 꼬일대로 꼬인 ‘정립회관 문제’를 풀기도 벅찬 마당에 ‘사회복지시설문제’까지 얹혀졌으니, 합의점을 찾기란 애초부터 무리였다. 유일한 성과는 정립회관사태가 촉발된 뒤 1년6개월만에 공론의 장에서 양측이 ‘상면’한 것과 “자주 만나 토론을 벌이자”는 소극적인 대화요청 정도. 이날 공대위와 정소모는 정립회관 사태가 촉발된 원인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공대위 박경석씨(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정립회관 사태가 촉발된 것은 이완수 관장이 정년제를 어기고 촉탁직으로 임기를 2년 연장한 것에 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문제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에서는 ‘(이 관장의 연임은) 노인일자리 창출이 아니냐’고 했다”고 밝혔다. 정소모쪽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정소모 이안중씨(양천지체장애인협회장)는 “임기제로의 변경은 발전된 것으로 타당하다. 공대위의 농성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정년제보다 임기제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립회관은 자립생활을 확산하는 등 선도적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 관장이 2년 더 일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또 공대위가 주장하는 시설민주화에도 입장차가 있다. 민주화가 갖는 한계성이 있으므로 탈시설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남구현 한신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공대위측의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남 교수는 “사회가 지켜야 할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운을 뗀 후 “이 관장의 임기 연장문제는, 초등학교 줄반장을 뽑듯이 가장 기초적인 문제인데 왜 풀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남 교수는 “이 관장 임기문제로 촉발된 정립회관 사태가 장애인운동 이념문제 등 총체적인 문제로 번져가고 있다”며 “왜 이렇게 논쟁이 확장됐느냐”고 했다. 사회를 본 이석형씨(에이블뉴스 사장)는 “(소아마비협회 이사회가) 편법을 동원한 것은 인정한다. 임기제와 정년제 중 어느 것이 긍정적인가”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박경석 씨는 “임기제냐, 정년제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 관장은 정년제 때문에 정년을 보장받고 11년동안 재임했다. 그런데 임기제를 도입 교묘하게 임기를 2년 연장한 것이다. ‘정년제를 왜 두었느냐’는데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 남병준씨(일하는 사람들)는 “헌법 제128조에도 ‘당사자 수혜금지원칙’이 있다. 임기연장이나 변경당시의 당사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운영규정을 고쳐 정년제를 임기제로 빠꿨기 때문에 ‘당사자인 이 관장은 물러나라’고 한 것이다. 임기제로 바꾼 이유는 장기집권이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안중 씨는 “당시 수영장 건립문제가 걸려 있었다. 소아마비협회 이사회에서 이 관장을 2년동안 촉탁한 이유도 ‘수영장 문제를 해결하고 나가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이사진도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고 했다. 박경석 씨가 즉각 나섰다. 박 씨는 “수영장을 왜 완공하지 못했나? 이 관장의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지, 관장연임을 합리화시킬 부문은 아니다”고 반문했다. 정소모 윤삼호씨(대구DPI 정책부장)는 “정립회관 사태초기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가 걸러졌으면 하는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고 전제하고 “단순한 문제를 오래끌어 정치화되고 장애인계 역학구도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모 이상호씨(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는 “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복지관 자체가 문제다. 공급자 중심의 전달체계상 민주는 없다. 당사자가 권력이나 권한이 없는 구조를 어떻게 하면 장애인에게 권력중심을 주느냐가 문제다. 정립회관 사태는 분열이 아니다. 한쪽은 보수반동수구세력으로, 한쪽은 진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는가”하고 반문했다. 토론회가 지리한 논쟁으로 이어지자 공대위 박영희씨(장애여성공감 대표)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논의해야 한다. 이 관장이 정년제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정소모 쪽에 직격탄을 날렸다. 공대위 남병준 씨는 “임기제는 쇼다. 정년연장을 위한 편법이다. 민주주의는 시스템이다.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이용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참여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이안중 씨가 맞받았다. 이 씨는 “공대위가 정립회관에 너무 매몰된 투쟁을 벌이고 있는것 아니냐”고 역공을 가한 것이다. 설전은 이 관장의 이사장 선임으로 넘어갔다. 박경석 씨가 말문을 열었다. 박 씨는 “이 관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소아마비협회 이사회 구조는 뭔가? 이사회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할 고민은 있느나”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삼호 씨가 맞섰다. 윤 씨는 “이 관장이 이사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한 공대위의 논리는 빈약하다. 이사장 문제는 다른 각도, 다른 문제를 가지고 해야 한다. 장애운동 진영이 정립회관에 역량을 집중해 손해를 보고 있다. ‘벼룩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경석 씨는 “이사회의 폐쇄적 운영이 문제다. 분리의 문제가 아니라 관장 건의 연장에 있다”고 나섰다. 박 씨는 또 “‘공대위 투쟁이 반자립주의다, 노조의 사주를 받았다’고 얘기하는데 중증장애인들이 자기결정권도 없는 무뇌충인가? 장애인이 문제제기를 하고, 참여하는 것이 자립생활이고 당사자주의”라고 주장했다. 정소모 고관철 씨(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는 “현재 소아마비협회 이사회는 당사자로 구성되어 있다. 직원이 참여하면 당사자가 나가야 하는데….정립회관 사태 초기 (자립생활단체의)내부 논의가 빈약해 건강성을 해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경석 씨는 “농성점거 당시 자립생활단체협의회 행사와 겹친 것은 인정하지만, 참여를 독려하고 성명서도 내지 않았는가, 자립생활 분리도 아니고, 결부할 문제도 아니다”고 답했다. 남병준 씨는 “시설민주화냐? 탈시설화냐?는 노선의 문제이지, 투쟁을 막으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정립회관 투쟁에 참여한다고 전동휠체어를 반납하게 하고, 활동보조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비인간적 삶을 강요하는 것이다. 생존권 투쟁은 더 강고해 질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토론은 정립회관 사태와 관련한 이렇다할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한채 ‘시설의 문제’로 넘어갔다. 윤삼호 씨는 “생활시설은 식민지 논리로 이해할 수 있다. 장애인을 집단으로 수용해 재활과 정상화를 시켜 사회로 내보는 것이 제국주의의 식민지 정책과 닮았다. 우리나라 장애인예산 구조도 재가장애인의 1%도 안되는 시설 쪽에 절반 가까이 몰려 있다. 따라서 시설민주화는 비관적이다. 탈 시설화 정책, 반시설 운동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씨는 “우리는 과정속에서 시설의 민주화와 개방화를 얘기하는 것이다. 탈시설화에 동의하고,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시설정책은 ‘탈시설’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는데 일단 입을 맞춘 셈이다. 하지만 당장이 문제다. 노동운동과 장애운동의 충돌얘기도 나왔다. “시설이 폐쇄되면 직장이 폐쇄되는 것인데 노조가 반기겠느냐”는 것이다. 공대위 최용기 씨(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는 “이동권이 보장돼야 자립생활이 된다. 이동권 투쟁당시 정립회관에서 ‘여러분이 주인이다.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이제 서비스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장애인들이 역량이 강화되고 의식이 변화하니까, 정립회관 수뇌부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했다. 자립생활은 인권운동인데, 전동휠체어를 반납시키고 활동보조서비스를 중단시킬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남구현 교수는 “노조가 탈시설화를 반대할 것이라는 예단은 틀렸다. 종사자 일자리가 걱정되지만 이용시설이나 지원시설로 성격을 바꾸면 된다. 악덕운영자가 오히려 탈시설화의 걸림돌이다”라며 에바다 사태를 예로 들었다. 3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토론회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이제 양측의 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하고, 끝내기로 했다. 플로어석에서는 항의성 질문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없었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박경석 씨가 공대위를 대표했다. 박 씨는 “우리는 정립회관의 민주화와 개방화를 요구한 것이다. 90년대초 제기한 문제가 또 다시 발생했다. 제대로 운영했으면 이렇게 됐겠는가. 당시 투쟁했던 선배들이 이 자리에 있다. 왜 공대위 투쟁을 지지못하는가. 중증장애인들이 싸우고 있는데…. 한국DPI 이익섭 회장, 채종걸 부회장 등이 소아마비협회 이사들이다. 당사자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소모는 이안중 씨를 내세웠다. 이 씨는 “중증장애인들의 투쟁은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목요집회에 참석하는 중증장애인과 투쟁지도부는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토론의 장을 침소봉대해 선동의 장으로 활용한 느낌도 있다. 생산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 건설적 해답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씨의 마무리 발언은 ‘만남의 반짝효과’도 반감시켰다. ‘중증장애인’과 ‘투쟁지도부’ 분리 발언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끝내기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 상대측은 반론기회조차 없는터에, 감정의 골만 깊게 한 ‘실언’이었다. 이 씨에게는 이날 토론회의 핵심 의제가 ‘따로’가 아니었을까. 아무리 그래도 “중증장애인과 투쟁지도부가 따로 있다”는 문제제기는 토론회 초기 또는 중간에 했었야 했다. 그리고 치열하게 토론했어야 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뒤통수를 얻어 맞은 공대위 쪽 참석자의 표정은 망연자실이었다. 출처:복지타임즈(정외택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