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의 개념과 본질
일반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란 조직의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비재무적 이슈를 잘 관리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을 포함하여 이 세상의 모든 조직은 우리 사회에 영향(Impact)을 만들어 낸다. 즉, 조직은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조직 운영을 통해 조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에게 끊임없이 영향(Impact)을 주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만들어 내지만, 부정적 영향 또한 만들어 낸다. 이해관계자에는 조직의 구성원은 물론, 고객, 협력사, 미디어, 지역사회, 정부, 시민 등 다양한 그룹이 포함된다. 넓게는 지구 환경도 이해관계자에 포함시킬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 각종 오염 물질 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 및 생물 다양성 훼손, 유해한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 불공정 거래와 갑질로 인한 협력사의 피해, 디지털 중독으로 인한 청소년의 정서 불안,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 직장 내 괴롭힘을 방치하여 생기는 인권 침해, 안전하지 않은 근로 환경으로 인한 중대 재해 등 부정적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영위하는 업종이나 산업에 따라 혹은 규모나 위치에 따라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의 종류와 크기는 천차만별이지만, 어떤 조직도 영향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는 예외가 없다.
조직의 사회적 영향 관리 3단계
따라서 조직은 자신이 만들어 낸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조직이 사회에 만들어 내는 각종 영향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크게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분야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이 ESG 경영이다. 이런 이유로 ESG 경영은 한 마디로 영향 관리(Impact Management)라고도 부를 수 있다. 제대로 영향을 관리하면 기존에 조직이 가지고 있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영향 관리 3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 단계는 영향 식별(Identification) 단계이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가치사슬 분석 기법 등을 활용하여 조직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을 종류별로 파악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영향 진단(Measurement) 단계이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의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슈별로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만들어 내는지 파악해야 한다. 측정해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만들어 공개한 진단 지표나 평가 지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는 개선(Improvement) 단계이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확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하거나 축소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해야 한다. 전략 목표나 전략 과제로 이루어진 개선 계획을 우리는 ‘ESG 경영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SG 경영을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게 생각해서 ESG 경영 실천을 주저하거나 미루면 안 된다. 그렇다고 ESG 평가에 대응하는 점수 따기식 접근이나 홍보 및 광고 목적의 보여주기식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조직이 사회에 만들어 내는 중요한 영향을 식별하고 측정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실행하는 것이 ESG 경영의 본질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이 사회가 우리 조직과 기업에 요구하는 것이며,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이다.
ESG 경영 도입을 위한 5가지 핵심 경영 시스템
ESG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전략, 운영, 조직문화에 ESG 이슈를 통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SG 이슈를 통합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경영 시스템 5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ESG 인식 제고 및 추진 의지 표명이다. 조직의 구성원은 ESG 경영의 개념과 본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며,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최고경영자의 추진 의지를 대내외에 정기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경영자의 추진 의지가 조직 내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둘째, ESG 전략체계 수립이다. ESG 전략의 핵심은 ESG 우선순위 과제(Priorities) 혹은 ESG 전략과제이다.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한정된 자원을 우선적으로 배분할 전략과제를 수립해야 한다. 조직이 잘 하는 것, 조직이 하면 사회적 영향이 큰 이슈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 활동(Strategic Activities)이다.
셋째, ESG 추진 조직 구성이다. 추진 조직이 있어야 계획과 성과를 관리할 수 있다. 조직의 규모가 작으면 전담 조직 대신 담당자를 두면 된다. 또한 ESG 경영과 관련한 계획과 성과를 점검하고 논의하는 컨트롤타워인 전문 위원회(ESG 위원회, CSR 위원회, 지속가능성위원회 등)를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비영리 조직은 이사회나 경영위원회가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ESG 위원회를 구성할 필요는 없다.
넷째, ESG 성과관리 시스템의 구축이다.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목표 대비 진척도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개선 활동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직의 중장기 전략과제와 연계된 ESG 성과 창출 활동을 핵심성과지표(KPIs)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SG 보고이다. 보고(Reporting)란 ESG 경영과 관련한 조직의 계획과 성과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여 멋진 사진과 화려한 문장으로 치장한 보고서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조직의 계획과 성과가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 있으면 충분하다. 좋은 보고서는 조직 내부에서 ESG 성과를 점검하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ESG 인식 제고 및 추진 의지 표명, 전략 수립, 추진 조직 구성, 보고 등 다섯 가지 핵심적 거버넌스는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ESG 경영을 실행하고자 하는 모든 조직이 도입해야 할 시스템이다. 물론 조직의 규모나 특성에 맞게 최적화시킬 필요는 있다. ESG 경영의 개념과 본질을 잘 이해하고, 핵심 거버넌스 도입을 통해 스스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긍정적으로 기여(Positive Contributions) 하는 조직이 우리 사회에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